교통약자는 어떻게 여행할까?

현대자동차의 교통약자 전용 차량 R1이 경기도 화성의 동탄신도시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습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이지만, 실제 R1을 이용한 승객들 중 일부가  ‘조금 더 오래 이용하고 싶다’고 이야기할 만큼 높은 만족도를 보였는데요. 이러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셔클은 화성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및 지역 사회복지관과 협력해 장애인 이용자와 동행하는 ‘무장애 여행 이벤트’를 기획, 진행했습니다.

셔클과 함께한 무장애 여행

이번 이벤트에는 지역 복지관에서 오랜 시간 깊은 우정을 쌓아온 최성현 님과 이성옥 님이 참여했습니다. 여기에 두 분과 약 8년째 함께하고 계시다는 장애인 활동 지원사 김미정 님, 이외순 님, 그리고 성현 님의 어머님까지 총 다섯 분이 화성시 대표 관광지인 제부도를 방문했습니다.  

목적지는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 ‘제비꼬리길’과 서해안의 경관을 공중에서 조망할 수 있는 ‘서해랑 케이블카’로, 중증 장애를 갖고 있는 참여자들의 건강 상태 및 안전을 고려해 선정했는데요. 동탄 자택에서 출발해 제부도의 주요 관광 스폿을 돌아보는 모든 동선에는 R1이 함께했습니다. 

안전과 소통을 모두 잡은 이동 경험

R1 탑승 경험에서 참여자들이 가장 인상 깊게 꼽은 점은 동승자와의 소통이 용이한 내부 구조였습니다. 기존 교통약자 전용 차량과 달리 동승자와 나란히 2열에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눈을 마주 보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성현 님 모자의 활동 지원사인 김미정 님은 “어머님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케어할 수 있어 유용하다”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안전성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반적인 교통약자 차량에서는 고속버스나 비행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점식 안전벨트’를 사용하는데요. R1은 벨트가 어깨부터 내려오는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해 휠체어 고정력과 승차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이성옥 님의 활동 지원사인 이외순 님은 “기존 차량은 차가 조금만 흔들려도 휠체어가 같이 흔들리는데, R1의 안전벨트는 휠체어 고정이 더 단단하게 되면서 움직임을 크게 제한하지 않아 편리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드라이버와의 원할한 소통을 위한 후석 솔루션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음성 외의 방식으로 간편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어, 탑승자의 자율성과 편의성을 증진시킨다는 평가였습니다. 나아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및 점자 안내, 발달 장애인을 위한 픽토그램 안내 등의 기능이 향후 탑재된다면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모두의 일상을 바꾸는 UD모빌리티의 다음

이번 이벤트를 통해 참여자들의 이동 경험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앞으로 셔클의 UD모빌리티(Universal Design Mobility)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다양한 유형의 교통약자 수요를 반영한 신규 차량 모델 또한 기획 중에 있는데요. 휠체어 2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다인승 휠체어 모델, 일반 좌석 이용이 불가능한 중증 와상 장애인을 위한 와상형 모델, 휠체어 형태의 이륜 퍼스널 디바이스로, 장애인뿐 아니라 노약자, 임산부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나노 모빌리티 등 보다 포괄적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차량 개발과 함께, 지자체별 교통약자 이동지원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투명하게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 중입니다. 이 플랫폼은 셔클 차량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시스템과의 연계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추후 호출 앱과 차량 내 시스템 간의 실시간 연동을 통해 경로 안내 등 더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예정입니다. 성공적인 연계가 이루어진다면, 드라이버가 이용자의 장애 유형에 따른 준비 사항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 등 보다 섬세한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협력을 통해 열어갈 무장애 여정

이번 이벤트의 참여자들은 중증 장애인들에게 외출이란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가는 일 외에는 좀처럼 기회가 없다며, 이번 여행이 사실상 인생 첫 여행과도 같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옥 님은 “나간다는 사실 자체가 좋아서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차에 타자마자 노래가 절로 나왔다” 이동 자체가 큰 기쁨이 되는 현실을 전했습니다. 

여가 활동에 대한 욕구는 크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쉽게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번 경험은 큰 의미를 가졌습니다. 참여자들은 이번 시범 사업을 계기로 교통약자를 위한 차량이 더욱 개선되고, 나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셔클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UD모빌리티의 개발과 도입을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모빌리티 기술만으로는 이동권 문제가 온전히 해결될 수 없고, 지자체 등 운영 주체와의 긴밀한 연계가 중요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시각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해 정책적, 기술적, 서비스적 측면의 입체적인 해법을 함께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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