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DRT, 상생의 길을 열다

충남 보령시는 미산면과 청소면, 두 곳에서 셔클이 운행되고 있습니다. 같은 불러보령이지만 각 지역 특성에 맞게 미산면에서는 15인승의 소형 버스로, 청소면에서는 택시와 같은 일반 승용차로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특히 청소면은 개인택시 지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이용자에게는 더 개인적이고 편리한 이동 경험을, 지역 업계에는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며 성공적인 상생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세 분 모두 택시 운전을 오래 하셨다고 들었어요. 다들 경력이 어떻게 되세요? 

남양훈  막내인 저만 해도 10년입니다. 제 옆에 두 선배님은 20년, 40년씩 택시 운전하셨죠.  

DRT는 어떤 계기로 접하게 되신 건가요? 

이기선  여기 청소면이 제 고향이에요. 고향에서 새로운 걸 도입한다고 하길래 호기심도 생기고, 한번 해봐야겠다 싶었죠. 

처음 운행하실 때 어려운 점은 없으셨어요? 

남양훈  DRT라는 개념 자체는 낯설었지만, 실제로 운행해 보니 저희가 체감하는 시스템은 기존 콜택시와 다를 게 없더라고요. 다른 콜택시 앱과 비교했을 때도 앱이 너무 쉽고 편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서 하나도 어려운 게 없었어요. 

김기만  불러보령이 훨씬 편해요. 저희는 시에서 급여를 받으니까 손님한테 결제 받을 필요도 없잖아요. 출발지에서 손님 태우고 도착지로 가서 내려드리기만 하면 되니까 정말 간단해요. 

(왼쪽부터) 남양훈 기사님, 김기만 기사님, 이기선 기사님 

청소면에 DRT가 도입된 후, 주민분들 반응은 어떠세요? 

남양훈  인구도 얼마 안 되는 조그만 동네인데, 우리 셋 합쳐서 하루 호출만 40~50건씩 나와요. 이것 자체로 어마어마한 반응인 거예요.

김기만  그전에는 기본요금만 4천 원에서 5천 원 나왔잖아요. 조금만 더 가면 금방 8천 원, 1만 원이 된단 말이에요. 근데 DRT 들어오고 나서는 복지의 일환으로 택시를 탈 수 있으니까, 조금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너무 좋아하시고 감사해하시죠. 

이기선  90살 되신 할머니도 그렇게 감사 인사를 열심히 하세요. 옛날에는 택시 타면 몸이 편치 않다거나 이동이 번거롭다는 식의 아쉬운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지금은 무조건 ‘고맙다’예요. 손주들 주려고 산 아이스크림도 저한테 한 개 주시고 그래요(웃음).  

3월부터는 실증 특례로 인해 합승도 가능해졌어요. 원래 택시에는 합승이라는 게 없는데, 이 부분은 어떠셨어요? 

남양훈  저희가 불편한 건 없고, 주민분들이 조금 낯설어하긴 하시죠. 그래서 처음 손님이 타시면 합승을 할 수도 있다고 잘 안내해 드리려고 해요. 다행히 주민분들도 다 동네 분들이니까 같이 갈 수 있으면 같이 가자고 이해해 주세요. 어떨 땐 ‘왜 나만 싣고 가냐’고 아쉬워하실 때도 있어요(웃음).   

기억에 남는 승객분도 있나요? 

남양훈  한 번은 어떤 학생 손님이 치킨을 먹고 싶었던 거예요. 그런데 여긴 배달이 안 되는 지역이거든요. 예전 같으면 포기했겠지만, 이제는 불러보령이 있으니 직접 픽업을 다녀오더라고요. 배달 서비스조차 닿지 않는 소외된 지역에서 이 불러보령이 주민들의 일상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소중한 발이 되어주고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승객분들이 좋아하시는 걸 보면 기사님들 만족도도 높아지겠어요.   

김기만  그럼요. 저희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죠. 가끔 고마운 걸 넘어 미안해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내가 이런 혜택을 누려도 되는지 모르겠네’ 하시면서요. 그럴 때마다 ‘이거 절대 없어지면 안 되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드라이버 입장에서 또 좋은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이기선  경쟁하지 않아도 돼서 좋아요. 그전에는 어떻게든 남들보다 콜 하나 더 받아야 되고, 남들보다 더 빨리 달려서 또 다른 손님 태우고 해야 했는데 지금 불러보령은 전혀 그런 시스템이 아니잖아요. 스트레스를 안 받으니까 제가 이거 시작하고 한 3kg 정도가 쪘어요(웃음). 

보령시도 인구 소멸 지역 중 하나인데요. DRT 도입 전, 택시 콜이 점점 줄고 있다는 걸 체감하셨나요? 

김기만  당연하죠. ‘택시 운전을 생업으로 유지하기가 갈수록 어렵고 힘들어지는구나’ 매일 피부로 느꼈어요.  

그럼 지자체에서 이런 지원 사업을 통해 DRT를 도입하는 게 좋은 기회라고 느끼셨겠네요.  

남양훈  맞아요. 왜냐하면 지금 택시는 전국 어디를 가도 과포화 상태거든요. 이런 소형 DRT를 도입하는 게 택시 업계가 조금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 아닐까 싶었어요.  

다른 지역은 택시 업계와의 협의가 쉽지 않아서 이런 소형 DRT를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직접 겪어보니 어떠세요?

남양훈  제 생각에는 보령시 교통과 분들과 택시 지부장님 등 담당자분들이 굉장히 깨어 있는 것 같아요. 택시 업계가 어떻게 나가야 이 대중교통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하시죠. 청소면 사례가 잘 알려져서 이 시스템이 꼭 전국으로 확대됐으면 좋겠어요. 택시 기사인 저희도 편하고, 이용하는 주민분들도 너무 좋아하시니까요.  

DRT 운행을 하시면서 ‘이 지역의 교통 문제를 같이 해결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시나요? 

남양훈  청소면 주민분들에게 엄청난 교통 복지 혜택을 드리는 데 일조하는 것 같아 좋아요. 보령시가 전국 최초로 이런 소형 DRT를 도입했다는 것도 대단한 거고요. 그 일원으로서 기쁘게 일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을 하나 꼽으신다면요? 

이기선  주민분들 호응이 워낙 좋다 보니 콜이 쉴 새 없이 들어와요. 앞으로 차량과 기사 인력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기사들 단체복도 하나 있으면 좋겠어요. 셔클이라든가 불러보령이라든가 글씨 하나 써서 와이셔츠든 조끼든 하나 해주시면 마음가짐도 더 단단해지고 소속감도 생겨서 조금 더 힘이 날 것 같습니다(웃음). 

보령시 청소면의 사례는 지역 택시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소형 DRT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모델입니다. 보령시 교통과 신미영 팀장은 “인구가 줄어들면서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셔클과 같은 지역별 맞춤 교통수단 확대가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보령시 미산면과 청소면의 사례가 잘 알려져, 다른 지역에 셔클 플랫폼이 도입되는 데 이바지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누구나 제약 없이 누리는 편리한 이동 수단은 주민들의 일상을 바꾸고, 기사들에게는 안정적인 운행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셔클은 앞으로도 버스형 DRT가 닿지 못하는 곳까지, 소형 DRT만이 채울 수 있는 교통 공백을 하나씩 메워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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