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눈높이로 개선한 AI 호출
지난 여름 첫선을 보인 ‘AI 호출 도우미(Call Agent)’는 어르신 유저의 디지털 호출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실증 과정에서 나타난 이용 장벽과 한계를 면밀히 분석해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했는데요. 이번 2차 실증은 디지털 기기 조작이 서툰 어르신 유저의 호출 편의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물론, 누구나 제약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이동의 권리'를 실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AI 호출 도우미 개선 및 2차 실증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장효진 지난여름에 AI 호출 도우미를 도입하고 1차 실증을 진행했었는데요,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보니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여러 피드백 중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을 개선하고, 2차 실증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임효준 현재 셔클의 서비스 지역과 유저 수가 정말 빠르게 늘고 있어요. 특히 농어촌의 경우 전화 호출을 많이 하시는데요,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유저들의 호출로 인해 고객센터가 쉴 틈 없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규모로 유입되는 전화 상담과 배차 업무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응대 프로세스 최적화가 필수적이죠.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AI 호출 도우미라고 생각했고, 하루라도 빨리 개선해서 전화 호출을 이용하시는 유저들이 한층 더 편리하게 쓰실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차 실증 당시 주요 피드백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예상과 다른 반응이 있었나요?
장효진 처음엔 음성과 함께 화면 안내가 같이 나오도록 만들었어요. 친근한 모습의 캐릭터 아래 텍스트가 함께 나오면 더 쉽게 사용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어르신들께서 많이 헷갈려 하시더라고요. 음성도 따라가야 하고, 화면도 따라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음성에만 집중하실 수 있도록 화면 안내는 제외했습니다.
김태석 내부적으로는 단답형으로 대답하시는 게 더 편리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AI도 사람처럼 대해 주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안녕하세요’나 ‘감사합니다’ 같은 인사말도 하시고, 출발지나 목적지를 말씀하실 때도 ‘제가 지금 어디서 출발해서 어디로 갈 건데’라고 자연스러운 문장형으로 말씀해 주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조은지 정류장 이름에 대한 인식률이 낮다는 의견도 있어서, 정말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말해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AI 모델을 바꿔보는 등 여러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호출 도중 실제 상담사와 연결이 필요할 때는 고객센터로 연결되는 기능도 추가했어요.
개선 과정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장효진 가장 먼저 작업한 건 전화번호와 AI 서버를 연결하는 것이었어요. 1차 실증에서는 AI를 통한 호출 정도만 구현했거든요. 이 과정에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툴을 다양하게 살펴봤는데, 아무래도 국내 통신 환경과는 완벽하게 호환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국내 솔루션 업체를 적극적으로 리서치했고, 최적의 파트너를 발굴해 번호를 연동할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에 필요한 세부 기능들도 추가할 수 있었고요.
김태석 저는 버스 정류장 인식률을 높이는 작업을 맡았는데요. 1차 실증 데이터를 분석해 AI가 어떤 상황에서 정류장을 잘못 인식하는지 확인한 뒤, 실제 유저의 발화 내용을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최근 이용 기록, 자주 이용한 정류장 등 여러 정보 간 우선순위를 조정했습니다. 이 부분은 2차 실증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있어요.
조은지 지금 사용하는 AI 생성 모델 자체가 한국어에 특화된 모델은 아니에요. 근본적으로는 AI 음성 모델을 만드는 빅테크 기업에서 업그레이드해 주면 가장 좋겠지만, 당장 어떻게 할 수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일단 지금은 유저 음성을 텍스트화해서 데이터로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데이터들을 AI에게 학습시키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어요.
2차 실증을 진행한 지 2주 정도가 흘렀습니다. 개선 효과가 드러난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임효준 이번 실증을 통해 국내 최초로 AI 호출에 성공했어요. 따로 현장 방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유저 분들이 알아서 호출을 해내셨더라고요. 이 자체로도 정말 뿌듯합니다.
김태석 물론 아직 고칠 점이 많겠지만, 우선 특별한 장애 없이 호출 과정이 진행되었다는 게 좋은 신호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데이터가 더 많이 쌓이고 본격적으로 분석을 하면서 개선하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유저 분들을 직접 만나 생생한 목소리도 들으셨어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조은지 사실 개발자들은 현장에서 유저 보이스를 들을 기회가 많지 않은데요. 데이터로만 보다가 실제로 뵙게 되니까 서비스에 대한 책임감이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내가 만든 걸 진짜로 사용하는 분이 계시고, 이걸 개선하면 얼마나 더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을까를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장효진 보통 기획팀에서 유저 보이스를 전달해 주시기는 하지만, 직접 듣는 건 다르더라고요. 실증 전에 내부 테스트할 때는 저희 머릿속에 시나리오가 다 있으니까 실제 유저 입장에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요. 이렇게 나와 보니 유저들이 아무 설명 없이 처음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 체감이 많이 됐어요. 앞으로 조금 더 유저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이 시간을 바탕으로 더 개선해 나가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김태석 오늘 들은 피드백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AI 응답 사이의 텀이 길어서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부분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장효진 이번 실증을 진행하면서 저희가 하려는 일이 빈칸을 채워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발지라는 빈칸, 도착지라는 빈칸, 호출 인원이라는 빈칸 말이에요. 이 빈칸을 유저가 잘 채울 수 있도록 더 쉽게 가이드하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 하나는 정류장이나 호출 인원을 변경하는 부분이었는데, 일단 호출이 되고 나면 후에 바로 정보를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서 그 부분도 보완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실증 이후 추가 실증 혹은 개선 계획이 있으시다면 소개해 주세요.
임효준 올해 안에 세종의 농어촌 지역에서 한 번 더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실증 지역은 보통 DRT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지역 위주로 선정하는데요, 세종의 경우 테스트할 수 있는 유저가 보령보다 훨씬 많아서, 만약 세종에서도 실증을 잘 마친다면 사업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효진 0에서 80을 만드는 건 비교적 쉬운 편이에요. 그런데 앞으로 하려는 건 80에서 100까지 끌어올리는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AI 기술도 굉장히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서 든든한 마음이에요. 1차 실증 때보다 사양이 훨씬 좋아진 만큼, 앞으로 더욱더 고도화된 서비스와 새로운 인사이트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AI 호출 도우미가 잘 자리 잡는다면, 어떤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임효준 서비스를 만드는 셔클 입장에서 생각하면 앞으로 서비스 지역을 늘리는 데 부담이 없어지겠죠.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분이 불편 없이 이동하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은지 어르신들은 앱 사용에 허들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앞으로 더 개선된 AI 호출 도우미를 통해서 고령 유저들도 조금 더 자유롭게, 더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유저 한미경(69세), 황숙자(66세) 님은 AI 호출 도우미의 자연스러운 음성에 대해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줄 알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상담사와의 통화에서는 말을 틀리면 민망하기도 하고, 요구사항을 길게 말할 때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AI 호출은 그런 심리적 부담이 없어서 한결 마음이 편하다고”고 전했습니다.
또한, AI 호출 도우미가 고령층의 눈높이에 맞춰 더 개선된다면 “더 많은 어르신이 더 이상 타인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AI를 활용하고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생활의 활력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1차 실증의 한계를 보완하여 국내 최초로 AI 호출 성공이라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이번 개선 프로젝트는 결국 기술 고도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결국 유저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셔클은 이번 개선과 실증 과정을 바탕으로, 서비스의 완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